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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곧 나의 집이요, 나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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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15  14: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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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특별한 만남에서는 경북 울진 출신의 글로벌 리더로 맹활약을 펼쳐온 IB그룹·인터불고 호텔 권영호 회장을 소개한다. 지난 6월 26일 한국에 온 지 열흘째에 접어든 그를 인터불고 호텔 라운지에서 만났다. 오랜 세월 바다에 살고, 바다 건너 배를 사고, 미지의 바다에서 투망을 던졌다. 배고픈 어린 시절을 보낸 한 소년이 베풂과 나눔을 실천하는 글로벌 CEO가 되기까지의 삶을 스토리텔링한 한 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어린 시절; 회상

“배불리 먹을래? 공부할래?” “배불리 먹고 싶어요.” 소년 권영호는 바닷가에서 태어나 파도를 타고 자랐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바닷가는 지리적으로도 참으로 척박한 땅 울진이었다.

그는 일찍이 출항해서 주경야독하면서 공부했다. 바다는 큰 꿈을 품게 한 원동력이었고, 가난은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채찍질 같은 것이었다.

바다는 곧 나의 집이요, 내 놀이터였다. 오랜 세월 함께하다 보면 그보다 더 확실한 전문가는 없다. 거침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마침내 인터불고 그룹이라는 작은 둥지를 만들고, 스페인에서 헐값에 구입한 배 한 척으로 시작한 뱃사람은 어느덧 서아프리카 망망대해를 누비며 45척의 배를 진두지휘하는 선장이 되었다.

“이제 편하게 좀 삽시다.” 그의 삶에 동반자처럼 함께한 아내는 가끔 푸념했다. 하지만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어려운 법. “사랑은 철철 넘쳐도 돈은 넘치면 안된다. 조금 부족한 듯 하고 써야지 철철 넘쳐 쓰면 어떻게 이웃을 돕겠노.” 주머니에 100원이 있으면 200원을 내놓을 수 있는 마음이 남보다 불리한 환경에서도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소년의 힘을 키운 것은 아닐까.

 

배를 엮다; 출항

1_2“나는 부자가 될 것이다.” 어느 날 그는 고향 땅 울진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1960년대 초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50달러에 불과했던 그때 조국 근대화가 막 시작될 무렵이다. 원양어업이 처음 시작했을 때, 먼 바다에서 원대한 꿈을 품은 한 청년은 작은 포구 울진을 떠나 스페인으로 향했다. 스무 살을 갓 넘은 청년에게는 무서울 게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외국생활이 어느덧 40여 년을 넘어섰다. 원양어업의 중심지인 스페인에 도착해 소박한 뱃사람으로 시작한 그는 현장관리자에 이어 경영자의 길을 차곡차곡 쌓아 올라갔다.

기회는 갑작스럽게 온다고 했던가. 부둣가를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배 한척에 눈길이 멈췄다. 당시 가지고 있던 전 재산 2만 5,000불을 전부 주고 내일이면 폐선한다는 일본 어선을 한 척 샀다. 그 배 한 척이 오늘의 권 회장을 있게 했다.

“그때 받은 내 월급이 1,500불이었어요. 남들 먹을 때 안 먹고, 남들 입을 때 안 입으면서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폐선을 사게 되었죠. 일본 사람들이 처음에는 내일이면 버릴 배를 왜 사느냐고 비웃기도 했어요. 이 배에서 잡은 고기를 당신네 회사에 전매하겠다는 제안을 하자 본사에 보고했더군요. 다 팔아주겠다는 약속하에 배를 구입하게 되었어요.”

무모했지만,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내 배라는 생각이 들자 고치는 것도 힘들지 않았다. 이곳저곳 손을 본 후에 드디어 저 멀리 바다를 향해 배를 띄웠다. 그 어떤 배보다 힘차게 파도를 헤쳐 나갔고, 그 위에 서 있는 청년의 심장은 두근거렸다.

 

삶의 훈장; 잃어버린 세 손가락

스페인에서 시작한 원양어업은 점점 부피가 늘어 어느덧 두 척에서 세 척, 세 척에서 네 척으로 점점 늘어났다. 그는 기지를 스페인에 두고, 조업은 아프리카에서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번창시켰다. “아프리카에서 내 고기를 안 먹어본 외국인이 없을 정도야!” 그러던 어느 날, 행복도 잠시. 아프리카 현장에 호텔을 증축하는 사업을 돕다가 시멘트 섞는 믹서기 벨트에 순식간에 손가락이 빨려 들어갔다. 왼손 세 손가락이 절단되는 순간이었다. 피 범벅이 된 기계와 절단된 손가락을 보고 절망했다.

“뱃사람이 호텔도 짓고, 용접도 하고 그때는 다했어.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실수도 많은 거고, 일하다가 다친 손가락 몇 개일 뿐, 움직일 수 있는 팔이 있으니까 괜찮아.”

사고가 난 즉시 아프리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비행기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바람 많은 아프리카 날씨 때문에 그는 9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접합 시술을 했지만 장애의 훈장만이 남겨졌다.

“이제는 괜찮아. (손을 번쩍 내보이며) 이거는 내가 살아온 하나의 훈장인걸!”

 

행운이 누구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행운이 머무는 것이다. 가난하다고, 불행하다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간은 꿈을 가지고 살아야한다. 꿈을 가지기 때문에 고달픈 것이 인생이다. 어릴 적 바다를 품은 한 소년이 1%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바다를 건너 국경의 벽을 허물고 어디든 항해했다. 조국과 스페인, 대구와 경북 울진을 아우르며 인류의 발전을 위해 남은 생을 바치고 싶다는 IB그룹 권영호 회장은 오늘도 내일을 꿈꾸는 완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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